■ 나도 모르게 내는 돈?
전직 학원강사 박소영씨는 남들이 잘 가지 않는 동남아시아 도시들을 여행하는 여행 인플루언서다. 비행기를 타고 출국하는 횟수는 한 달에 2번. 그런데 해외로 나갈 때마다 의문이 드는 점이 있는데 본인이 잘 알지도 못하는 돈 11,000원이 자동으로 납부되서다. 이외에도 극장에서 영화표를 구매할 때, 담배를 살 때, 가정에서 전기를 쓸 때에도 일반인들은 잘 모르고 있지만 부지불식 간에 돈을 내고 있다. 정체는 바로 '부담금'. 흔히 부담금을 '그림자 조세'라고 부르는 것도 이처럼 생활 곳곳에서 국민들이 크게 의식하지 못한 채 내고 있어서다.
■ 부담금, 제대로 쓰이고 있나?
껌과 담배, 부동액, 살충제의 공통점은? 바로 폐기물부담금 부과대상이라는 사실이다. 1993년 폐기물 부담금은 유해물질을 함유하고 있거나 재활용이 어려운 제품의 폐기물의 처리에 드는 비용을 사업자에게 부과하는 부담금이다. 당시 껌은 유해성 자체보다는 씹은 껌을 아무 곳에나 버렸던 시민의식에 경종을 울리는 차원으로 포함됐는데 시대가 바뀌며 예전처럼 껌을 마구 뱉는 일은 많이 줄었음에도 여전히 껌 제조사들은 껌 가격의 일정 비율을 부담금으로 내고 있다. 이밖에도 영화산업 발전을 위한 부담금 (영화표값의 3%)이 일반 영화 관람객에게 부과되는 등 부과 목적과 대상 간 관련성이 적거나, 댐건설법 수익자부담금처럼 도입은 됐지만 25년 째 부과실적이 전무한 부담금도 있다. 이러한 부담금은 필요 이상의 부담을 지워 민간 경제활동을 저해하기도 하는데 코로나19 이후에도 계속되는 승객감소로 경영악화에 시달리고 있지만 여객운임의 2.9%를 부담금으로 내고 있다는 한림해운 이정배 사장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 61년 만에 대대적인 개편
지난 3월 27일 발표한 부담금 정비계획은 2002년 부담금 관리체계가 도입된 이후 최초의 전면 개편이다. 이에 따라 폐지되거나 감면되는 부담금은 총 32개. 이미 정비된 4개를 포함하면 금번 전면 정비로 없어지거나 줄어드는 부담금은 전체의 40%, 약 2조 원 규모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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