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담희 앵커>
'평화의 상징'이었던 비둘기가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유해조수로 분류된지 벌써 10년이 넘었는데요.
비둘기 배설물 때문에 일부 철도역에서 처리에 골치를 앓는 것은 물론 승객 건강에 나쁜 영향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마땅한 해결책이 없는게 문제인데요.
박혜란 국민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박혜란 국민기자>
(청주시 오송역)
호남고속선의 분기역이자 충북선과 환승하는 곳인 청주 오송역.
하루 평균 이용객이 만 2천여 명이나 되는 이곳 주차장, 바닥 여기저기서 비둘기 배설물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승강장으로 들어가 봤는데요.
날아다니는 비둘기가 보입니다.
승강장 천장은 물론 고속선로 위 우수관 등 곳곳에 비둘기 배설물과 털이 잔뜩 묻어 있는데요.
언제 어느 때 배설물이 떨어질지 몰라 승객들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철호 / 충북 증평군
“사람들 지나가는데 똥도 놓고 털도 날리고, 위생상 좋지도 않고...”
실제로 승객이 비둘기 배설물에 낭패당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인터뷰> 김응국 / 오송역 부역장
“간혹 승강장에서 비둘기 배설물에 고객들이 맞아서 저희가 변상한 적도 있거든요.”
사정이 이렇다 보니 역에서 골치를 앓고 있는데요.
승차장 쪽 천장에 비둘기가 앉지 못하도록 그물망은 물론 뾰족뾰족한 특수 플라스틱으로 만든 버드 스파이크도 설치했지만, 소용이 없는 실정.
심지어는 이용객 대기실 지붕 위에 비둘기 천적이라고 하는 부엉이 모형까지 설치했지만 별 효과가 없습니다.
누구보다 힘든 사람은 환경미화원,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오송역 환경미화원
“청소를 한 지 1분도 안 됐는데 이 정도입니다. 감당이 되느냐고요. 이것 보세요. 바닥도 이렇고.”
시도 때도 없이 배설물이 떨어진다며 하소연하는데요, 역 이용객들이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지 않도록 자제해줄 것을 바랍니다.
인터뷰> 오송역 환경미화원
“과자, 빵 부스러기를 주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비둘기가 더 있어서 고객들이 그런 것들을 생각하셨으면 좋겠어요.”
오래된 비둘기 배설물은 분진 가루가 돼 날리면서 피부 질환이나 호흡기 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데요.
지난 2009년도부터 비둘기가 유해 조류로 지정됐지만 동물 보호 문제로 마구 포획해 없앨 수도 없습니다.
이곳 오송역 비둘기는 밤에 잠을 자기 위해 날아드는 것까지 포함해 하루 100여 마리 정도, 취재진이 그 원인과 함께 좋은 대처 방안이 없는지 조류 전문가와 함께 현장을 둘러봤는데요.
인터뷰> 이창호 / 야생동물보호협회 증평군지부장
“비둘기 서식하기 아주 좋은 장소가 됐어요. 왜냐하면 비둘기들이 자꾸 삶의 터전을 잃다 보니까 도시 쪽으로 자꾸 와요.”
조류 전문가는 비둘기 개체수를 줄일 수 있도록 강한 천적인 매를 활용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이창호 / 야생동물보호협회 증평군지부장
“제 생각에 매를 여기 놓고 키우다 보면 (비둘기 퇴치가) 가능하지 않을까 보는데 아이들이 매를 보고 겁을 먹어서 나가니까...”
비둘기 개체수 줄이기 대책
- 미국: 불임 성분 약 먹이에 섞어
- 스위스: 비둘기알, 가짜 알로 바꿔치기
- 영국: 먹이 주다 적발 시 과태료 부과
비둘기 때문에 골치를 앓는 것은 선진국도 마찬가지.
개체 수를 줄이기 위해 미국에서는 불임 성분이 섞인 약을 먹이에 섞고, 스위스에서는 비둘기알을 가짜 알로 바꿔치기합니다.
영국에서는 먹이를 주다 적발되면 과태료를 물기도 하는데요.
(촬영: 양만호 국민기자)
역은 물론 아파트 베란다 등 곳곳에서 골칫거리가 된 비둘기 배설물 때문에 사람들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평화의 상징은 옛말, 갈수록 골칫거리가 되고 있는 비둘기.
사람들과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적절한 묘책을 찾을 수 있도록 모두의 지혜가 모아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국민리포트 박혜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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